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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

일체법一切法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자비하신 관음보살님께 귀의하옵니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나무대비관세음 원아.....’는 관세음보살님께 바라는 10가지의 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의 아(我)는 <천수경>을 독송하는 모든 사람이 주체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천수경을 읽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원<願>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원아속지일체법願我速知一切法
바라오니 이세상의 모든 법을 속히 알수 있게 해 주소서.
관세음보살님께 바라는 첫 번째 원은, 모든 법을 빨리 익혀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라는 원입니다.

일체법一切法

‘법’이라는 한 단어의 말도 쓰임에 따라 개념이 많은데 일체법, 즉 모든 법이라 하니 그 범위를 한정짓기가 참 어렵습니다.

종교마다 진리인 법이 있고, 때론 그 법이 타종교와 배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힌두교는 소를 신성시하는 법이 있고,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는 법이 있고, 불교는 아예 모든 육식을 금하도록 합니다.(부처님 당시에는 삼정육(三淨肉)이라하여, 자기 눈으로 죽이는 것을 보지 못했고, 자기를 위해서 죽이지 않았고, 자기를 위해서 죽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지 않는 고기는 수행자의 건강을 위해서는 먹어도 된다고 허락 되었습니다.) 즉 내 종교에서는 별 것 아닌 일이 타 종교인에게는 절대 지켜야 할 준엄한 법일 수 있는 것입니다.

히로사치야 라는 필명을 쓰는 일본의 불교학자가 하루는 자기의 회교도 친구를 초대하여 저녁식사를 대접했습니다. 둘이 잘 먹고 난 후, 이 분이 회교도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어때 고기 맛 괜찮았나?”
친구가 대답했습니다.
“아, 그럼 오랜 만에 맛있게 잘 먹었네”
히로사치야가 “실은 자네가 먹은 고기, 돼지고긴데... ”라고 하자, 갑자기 그 회교도 친구는 화장실로 달려가 먹은 것을 모두 토해내고 화를 내더라는 것입니다.
그러자 히로사치야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농담이야, 자네가 먹은 고기는 분명 쇠고기 요리지. 그런데 자네는 돼지고기란 말을 듣고 율법을 어겼으니 무조건 토해내야 한다는 생각부터 들었나 보군. 내 어찌 상대의 신앙을 장난의 대상으로 삼겠나. 불교에서 말하는 일체가 마음에 달렸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경우일세.”

회교도 친구는 그제서야 안심하며 오히려 불교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더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는 법의 개념 중 계율에 관한 부분에 속합니다.
법의 개념 중 율법이 아닌 진리에 관한 부분을 거론하자면 무척 어렵습니다.

불교(佛敎)하면 신앙의 종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이라 할 수 있지만, 불법(佛法)이라고 ‘법’이 붙게 되면 깨달음을 이루어 나도 부처가 되기 위한 수행의 지침인 ‘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법 앞에 일체가 붙은 일체법이란 중생들도 깨달음에 이룰 수 있도록 부처님이 설해 놓으신 모든 법과 진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정상에 오르는 등산 코스가 여러 곳이 있듯이 일체법은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는 코스도 아주 많다는 말이고, 깨달음을 향한 코스 모두가 <천수경>에서 말하는 일체법에 해당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