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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

도산刀山

아약향도산我若向刀山
내가 만약 칼산 지옥에 떨어지면

도산자최절刀山自催折
칼산이 스스로 무너지고
내가 악업이 많아 죽은 후에 만약 칼산지옥이라는 곳에 떨어지게 되면, 무지막지한 고통을 주는 칼산지옥이 스스로 무너져서 내가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아약향도산’부터 뒤의 ‘자득대지혜’까지는 내가 지은 악업으로 지옥과 축생의 과보를 받더라도, 고통이 없게 해 달라고 관세음보살님께 당부해 놓는 것입니다.

 

도산刀山

도산은 도산지옥을 말합니다.
사방이 날카로운 칼로 된 산으로 이루어진 지옥을 도산지옥이라고 합니다. 도산의 칼끝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몸에 닿기만 하면 살점이 뚝 떨어져 나갑니다. 더군다나 칼의 숲이 빽빽해서 몸을 움직일 때 마다 닿을 수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결정적인 고통은 도산지옥에서는 칼에 살점이 떨어져 나가도 바로 그 자리에 살이 돋아나 다시 온전한 몸으로 회복된다고 하니, 상상하기도 끔찍한 지옥이 도산지옥인 것입니다.

저는 ‘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중학교 때 본 정철 감독 왕우 주연의 무협영화 ‘외팔이’시리즈입니다. 무술은 최고지만 인간적 번민에 고뇌하는 캐릭터의 왕우란 배우는 지금의 이연걸 이상의 인기와 카리스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칼싸움 영화를 많이 보다 보니 흥미로운 점이 발견되던데, 전쟁에 쓰이는 칼의 종류가 생각보다 무척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이 쓰던 칼이나 중국의 <삼국지>에 묘사되는 칼들은 대체로 두께와 길이가 상당하려 무게의 의한 파워에 중점을 둔데 반해, 일본 사무라이들의 검은 모양새가 날렵하고 종이도 벨 수 있을 만큼 칼날이 날카롭습니다. 중동을 무대로 하는 사라센의 칼들은 반원 형태로 상당히 휘어져 있습니다.
유럽의 검들도 한 손으로 휘두르며 싸우기에는 좀 크게 느껴집니다.

유럽의 역사는 거의 로마에 의해 좌우되었다 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만, 로마는 독재적이고 부패한 시대였다는 선입관은 로마에 탄압을 받았던 기독교 문화 쪽에서 역사를 기술해서 그렇습니다. 로마는 무려 기원전 753년에 세워졌고 기원후 395년 동·서 로마로 갈라졌으니, 통일 로마까지만 치더라도 무려 1,000여 년간 유럽을 지배한 역사상 유래 없는 강국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지배할 수 있었던 요인을 각 방면의 전문가들이 밝혀 놓은 자료 또한 무척 많습니다. 당연히 로마군단이라는 강력한 군사력을 제일의 조건으로 삼는데, 특히 군의 조직편제와 전술 등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로마 병사들은 적군보다 상당히 우월한 전투복과 방패 등의 장비를 갖추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비 중 백미가 바로 로마 병사들이 옆구리에 찬, 허벅지 길이 정도의 단검이었다고 합니다.
긴 칼과 방패로 일대 일 백병전을 치를 때 적의 긴 칼을 방패로 막고, 한 손으로는 허리에 찬 단검을 꺼내 상대를 찔러버리는 것입니다. 단검이 절대적 위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만약 도산지옥의 칼은 전쟁터에서 사용된다면 핵무기보다 더 잔인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상대에게 갖다 대기만 해도 상대의 몸이 산산조각이 나버리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천수경>에서 말하는 이처럼 무시무시한 도산지옥을 여러분은 두려워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도산지옥에 가게 되면, 그 무서운 칼들이 다 무용지물이 되도록 이미 관세음보살님께 부탁드렸고, 관세음보살님은 중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