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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

아귀餓鬼

아약향아귀我若向餓鬼
내가 만약 아귀계에 떨어지면

아귀자포만餓鬼自飽滿
아귀는 저절로 배가 부르며
내가 악업이 많아 죽은 후에 만약에라도 항상 주린 배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아귀라는 귀신들의 세계에 떨어지면, 아귀들은 모두 저절로 배가 불러 굶주림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아귀餓鬼

아귀(餓鬼)는 약간 우스꽝스런 존재입니다.
악의 과보 중에 최악의 과보인 지옥보다 한 단계 나은 업보로 아귀(餓鬼)의 몸을 받는다고 합니다. 아귀는 목구멍은 바늘 같이 가늘고 배는 산만큼 큰 귀신을 말합니다.
그러니 늘 갈증과 허기에 고통을 당한다고 합니다. <천수경>에서 저절로 배가 부르게 해달라고 ‘자포만’(自飽滿)의 원을 세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생선 중에 아귀란 놈이 있지요.
찜으로 하면 맛이 좋아 식당에서는 아구찜이라고 적어 놓고, 사람들도 그렇게 부릅니다만, 실은 아귀찜이 맞습니다. 이 아귀란 생선은 대가리도 크고 입도 무척 큽니다.
일반 생선과는 다르게 아주 욕심이 많은 놈처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기 좋은 주둥이를 갖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모습 때문에 욕심 많은 사람이 죽으면 된다고 믿는 귀신, 아귀라고 불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좋은 맛을 선사하는 생선인 아귀를 그렇게까지 욕되게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정작 우리 모두가 인간의 몸을 한 아귀이기 때문입니다. 항상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만 구하고, 조금 더 넓은 집을 구하고, 부귀와 명예를 구하느라 무엇인가 항상 부족해 하며 ‘고파하는것 ’이 현재의 인간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식탁에 양질의 스테이크 조각을 올려놓기 위해, 소들을 방목하려고 다른 곡식을 심던 곳을 초지로 바꿔버립니다. 한 사람 몫의 스테이크를 위해 열 사람 몫의 옥수수나 감자 농사를 포기해야 합니다. 일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고 대체 연료로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을 사용하는데, 대체 연료 사용이 늘어날수록 사람이 먹어야 할 옥수수를 자동차 등 기계가 더 먹어댑니다.

아프리카에 아무리 농사지을 땅이 부족하다고 해도, 현재 지구에서 재배되고 곡식이나 농·수산물은 수급의 문제가 해결되어 적어도 아사(餓死) 하는 사람이 지구상에 없어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한쪽에서는 한 그릇의 양식에 생사가 달려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값이 조금 떨어졌다고 먹을 것을 불태우고 버리며 시위까지 합니다.

우리 모두가 살아 있는 아귀(餓鬼)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