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자비하신 관음보살님께 귀의하옵니다. 원아조득월고해願我早得越苦海 바라오니 속히 고통의 바다에서 벗어나게 해 주소서 |
관세음보살님께 귀의하며 바라는 여섯 번째 원은, 흔히 고통의 바다라고 비유되는 현재의 세상에서 내가 겪고 있는 모든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원입니다. |
고해苦海
고해의 바다에서 벗어나는 길은 ‘반야선’에 오르면 된다는 결론은 내려졌으니, 불교에서는 중생들이 사는 사바세계를 고통의 바다라고 하는 연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쟁에 싸우러 갈 때는 한 번 기도하라, 배 타고 바다로 갈 때는 두 번 기도하라, 결혼 하러 식장에 갈 때는 세 번 기도하라’는 서양 속담이 있습니다. 대단히 다행스럽게도 저는 세 번째는 해당되지 않습니다만, 두 번째인 배 타고 수평선만 보이는 바다 한복판에 가보는 것은 거의 소원에 가깝습니다.
바닷가에 위치한 절들도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갈증만 나서, 망망대해 한 복판에 있어보는 것이 꿈입니다. 아마 평생을 산속에만 있어 바다가 그리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낭만적인 제 생각과는 달리 예나 지금이나 바다로 항해하는 일은 큰 모험인 듯합니다. 조그만 섬 크기 정도의 큰 함선들도 태풍이 몰아치면 가까운 항구로 피항하는 것이 원칙인 것을 보면 말입니다.
바다는 변화무쌍하여 그 위험을 예측하기가 어렵고, 더욱이 사고를 당하게 되면 생사와 연결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다 속 곳곳에 암초가 있어 아무리 조심을 해도 위험하고, 심지어는 내가 조심해도 그 넓은 바다에서 배끼리 충돌사고도 일어납니다. 게다가 망망대해를 몇 달씩 항해하는 일은 외롭기 짝이 없는 일이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합니다.
불교에서는 우리가 사는 곳을 사바세계(娑婆世界) 라고 하는데, 이 사바세계란 곳이 마치 험하기가 바다와 같다고 비유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됩니다.
나와 모든 중생들이 이 거칠고 험한 세상인 고해의 바다에서 속히 벗어나고자 원하는 것이 <천수경>의 ‘원아조득월고해’의 뜻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많은 중생이라도 고해의 바다에서, 피안(彼岸)의 언덕으로 갈수 있도록 인도하는 크기가 한량없는 배가 있으니, 그 배 이름이 <천수경>의 ‘반야선’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