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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ism

군다리보살軍茶利菩薩

나무 군다리보살 마하살 南無 軍茶利菩薩 摩訶薩
군다리보살님께 귀의합니다

 

군다리보살軍茶利菩薩

이번에 등장하는 군다리보살은 관세음보살과의 연관성을 찾느라고 애를 좀 먹었습니다.
‘군다리’(軍茶利)라는 말의 어원은 산스끄리뜨어 군다리(Kundali) 인데, ‘병’(甁)을 뜻하는 말이라고 사전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관세음보살이 지니신 중생 구제를 위한 감로수 병을 염두에 두고 군다리보살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을 하였는데, 예상외로 그렇지 않았습니다. 자료를 수집하다 보니 다음과 같이 설명해 놓은 것이 있었습니다.

「광활한 우주 중심에는 파멸과 고통을 일으키는 악마들을 엄히 막아내고 선을 굳건히 지켜가는 업무를 담당한 보살이 한 분 있는데, 이름하여 ‘군다리 보살’이다. 우주의 별나라(지구도 우주의 한 별에 속함)마다 전쟁이나 굶주림으로 혼란스럽고 인간들은 삶과 죽음의 고통으로 허덕이게 되는 것은 모두 악마의 짓이다. 그런데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악마란 존재는 바늘끝 만한 빈틈만 있어도 한순간에 먹물처럼 스며들어와 버리기 때문에, 선을 지켜내기는 한 찰나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는 아주 힘든 일이다.

어느 날 ‘군다리보살’은 수없이 쫓아내도 어느 틈에 다시 밀고 들어오는 악마들을 불철주야 지키다가 깜빡 졸았는데 그 순간에 들이닥친 악마들이 인간세상을 벌써 혼란과 파멸상태로 몰아 인간도 모두 악마로 변해가고 있었다. 분노한 보살은 악마를 처단하러 지상에 내려오기 전에 벌써 큰 칼부터 빼어들었다. 높이 치켜든 칼로 악마 냄새가 나는 것들은 모조리 내려치기 시작했다. 변명이나 자초지종을 들을 여유가 없었다. 급히 내려치다 보니 칼을 받는 자가 악마가 아닐 수도 있었다. 이처럼 ‘군다리보살’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일을 당하면 피하지 않는 성미 급한 보살이다.」

이렇게 자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보살이 군다리보살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관세음보살과의 연관성을 찾자면, 그 본심과 목적은 악을 다스려 중생을 구제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제부터 대승불교가 흥기하며 등장하는 수많은 보살의 근원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기원전 5세기경에 지금의 네팔 남쪽에서 한 사람이 태어나 출가하여, 석가모니(??kyamuni )라는 칭호를 얻은 실존의 인물이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입니다. 우리와 같은 인간이 각자(覺者)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부처님 열반 후 100여 년이 지나자, 이미 석가모니는 사실상의 신격화(神格化)의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그 후 중생구제는 뒷전에 두고 계율에 대한 이견(異見)과 깨달음에 대한 소모적 논쟁이 300~400년 간 지속됩니다. 이 시대의 불교를 우리는 부파불교, 경우에 따라서 소승불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의 불교는 철저한 출가자 위주의 교단 안에만 머물고 있던 불교였습니다.

그러다 기원을 전후해서 재가 불자를 중심으로 한 진보적이고 신선한,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강력한 회귀를 주장하는 불교가 태동되는데, 이것이 바로 대승불교입니다. 그런데 대승불교는 따지고 보면 부처님 열반 후, 아무리 빨라도 500년 후에 시작된 새로운 사상으로 시작된 불교입니다.

500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임진왜란이 거의 500년 전인 1592년에 일어난 사실을 상기해 보십시오. 또한 500년 전 유럽은 인간 문명의 치욕의 역사인 중세암흑기입니다. 500년은 문화적으로도 긴 시간입니다.

불교 역시 불멸(佛滅) 후 거의 500년이 지나 대승불교 사상이 흥기하지만, 그 500년 동안 불교는 상당부분이 힌두교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 영향의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많은 보살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힌두교의 여러 신들이 불교에서는 보살로서 현현하는 경우가 허다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인도에서의 힌두교의 영향은 생각보다 크고, 다른 사상의 흡수도 매우 빨리 이루어버립니다. 심지어 석가모니 부처님을 힌두교에서는 그들의 아홉 번째 신으로 편입해버렸습니다.

불교의 근간인 업과 윤회(저는 불교의 근간이 업과 윤회라는 관념에서 벗어나야 미래의 불교를 기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는 누구나 깨달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종교임에도, 아직도 업과 윤회의 사슬을 강조하여 권선징악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니 심히 우려됩니다)도 실은 석가모니 이전 인도의 보편적 사상인 힌두이즘 중 하나입니다.

이쯤에서 정리하자면 군다리보살은 그 이름부터 힌두교의 영향을 받아 불교에 편입된 보살이라고 여겨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